바다는 인류와 지구 생태계의 생명줄입니다.
그러나 지금 바다는 육안으로 보기 힘든 작은 위협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바로 길이가 5mm 이하인 미세플라스틱입니다.
이 미세한 입자는 플라스틱 병과 포장재, 합성섬유 등이 파도와 햇빛, 마찰에 의해 부서지면서 생깁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바다를 헤엄치는 물고기와 조개 심지어 우리가 마시는 바닷물 속에도 이 미세플라스틱은 존재합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사람 한 명이 일주일 동안 섭취하는 미세플라스틱 양은 신용카드 한 장의 무게와 비슷하다고 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생태계와 인류 건강에 장기적인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그렇다면 해양 미세플라스틱 제거 기술은 현재 어느 수준까지 발전했는지 지금부터 그 현황과 가능성을 짚어보겠습니다.
미세플라스틱의 특성과 제거의 어려움
미세플라스틱은 크기가 작을 뿐 아니라 밀도와 형태 그리고 화학적 성질이 다양합니다.
바닷물 속에서 미세플라스틱은 다른 유기물이나 중금속과 결합하기도 하며 표면에 미생물이 서식할 수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물리적으로 걸러내는 필터 방식만으로는 완벽한 제거가 어렵습니다.
또한 미세플라스틱은 해류를 따라 전 세계로 확산되기 때문에 특정 지역만 청소한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특성을 이해하고 효율적인 제거 방법을 찾기 위해 실험실과 바다 현장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를 얼마나 적게 쓰면서 얼마나 많은 미세플라스틱을 잡아낼 수 있는가가 핵심 과제입니다.
해양 미세플라스틱 발생 원인 심층 분석
미세플라스틱 문제의 근본 원인을 이해해야 기술이 더 효과적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해양으로 유입되는 미세플라스틱의 상당 부분은 육상에서 비롯됩니다. 세탁 과정에서 합성섬유 의류에서 떨어져 나온 미세섬유, 차량 타이어 마모로 발생한 입자, 산업 플라스틱 원료인 펠릿 등이 하수도와 강을 거쳐 바다로 흘러들어 갑니다.
해양에서 발생하는 경우도 있는데 어망, 로프, 부표 등 어업 장비가 마모되면서 작은 조각이 떨어져 나오는 것입니다.
이러한 원인을 차단하지 않으면 바다에서 아무리 청소를 해도 새로운 미세플라스틱이 계속 유입되게 됩니다.
따라서 미세플라스틱 제거 기술과 함께 발생 저감 기술이 필수적으로 개발되어야 합니다.
현재 활용 중인 해양 미세플라스틱 제거 기술
현재 해양에서 활용되는 미세플라스틱 제거 기술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물리적 필터링 방식입니다. 나노 수준의 촘촘한 필터를 이용해 바닷물을 거르면서 미세 입자를 포획하는 방법으로 이 방식은 효율은 높지만 필터의 막힘과 교체 비용이 문제입니다.
둘째, 자력과 정전기를 활용한 기술이 있습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자석과 전하를 이용해 플라스틱 입자를 모으는 방법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이 방법은 연료 소비가 적고 선박이나 해양 부표에 장착하기 쉬운 장점이 있습니다.
셋째, 생물학적 제거 기술입니다. 특정 미생물이나 효소가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성질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이데오넬라 사카이엔시스(Ideonella sakaiensis)라는 세균은 PET를 분해할 수 있는 효소를 만들어냅니다. 이 기술은 환경친화적이지만 바다와 같은 개방 환경에서 적용하기 위해선 추가 연구가 필요합니다.
해양 현장에서의 실증 사례
기술이 실험실을 넘어 바다에서 작동하려면 다양한 변수에 대응 가능해야 합니다.
네덜란드의 비영리 단체 오션 클린업(The Ocean Cleanup)은 대형 부유 장치를 활용해 바다 표면에 떠다니는 플라스틱을 모으고 그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 포집 장치를 결합하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항만 주변에 소형 필터 장치를 설치해 선박이 들어오고 나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플라스틱을 걸러내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국내에서는 일부 어민들이 어망에 필터 장치를 부착해 조업 중에 플라스틱 쓰레기를 함께 수거하는 방식이 시험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장 실험들은 기술이 실제 환경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해양 미세플라스틱 제거 기술 격차
해양 미세플라스틱 제거 기술은 국가별로 발전 속도가 다릅니다.
해양 연구 예산이 풍부한 선진국은 대형 장비와 첨단 필터 그리고 해양 드론 등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습니다. 반면 개발도상국에서는 기본적인 해양 쓰레기 수거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기술의 접근성 차이가 생기고 바다라는 공통 자원에 불균형이 발생합니다. 바다는 국경이 없기 때문에 특정 국가만 깨끗하게 관리한다고 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국제기구와 민간 기업이 협력해 국가 간 기술 이전과 공동 프로젝트를 확대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입니다.
기술적 한계와 해결해야 할 과제
아직 해양 미세플라스틱 제거 기술은 몇 가지 한계를 안고 있습니다.
우선 광범위한 해양 환경에서 대규모로 적용하기 위한 비용과 에너지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바닷물의 염도, 수온, 유속 등 변수가 많아 장치의 효율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제거된 미세플라스틱의 사후 처리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단순히 수거한 후 매립하거나 소각하면 또 다른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플라스틱을 재활용하거나 무해한 물질로 전환하는 후처리 기술의 발전을 함께 도모해야 합니다.
정책과 규제의 역할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규제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습니다.
유럽연합(EU)은 이미 특정 플라스틱 제품의 생산과 판매를 금지하거나 제조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 발생을 최소화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미세플라스틱 저감 종합계획을 수립해 화장품이나 세제 등에서 미세플라스틱 사용을 단계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규제만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제조 기업이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소비자들이 친환경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술과 규제 그리고 시장이 함께 움직여야 해양 미세플라스틱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가능합니다.
시민 참여형 정화 프로젝트의 가능성
전문 장비와 대규모 기술 투자가 필요하더라도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정화 활동은 여전히 가치가 큽니다.
해변 청소 활동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쓰레기를 치우는 것을 넘어 미세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교육적 효과가 있습니다.
최근 일부 도시에서는 플라스틱 수거 챌린지를 운영하며 참여자들이 직접 수거한 플라스틱을 데이터베이스에 기록하고 이를 분석해 발생 지역과 유형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런 방식은 기술 개발에 필요한 실질적인 데이터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해양 생태계 복원과 제거 기술의 연계
미세플라스틱 제거 기술이 단순히 오염물질을 없애는 데 그치지 않고 해양 생태계 복원과 결합하는 시도도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인공 해초밭이나 산호초 복원 프로젝트에 필터 장치를 함께 설치해 서식지 복원과 오염 제거를 동시에 진행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생태계 회복 속도를 높이고 기술 장비가 설치된 지역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해양 생태계 청소와 복원이 결합된 통합 솔루션이 새로운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속 가능한 바다를 위한 다층 전략
해양 미세플라스틱 제거 기술은 여전히 발전 중이며 앞으로 수년 안에 더 다양한 형태로 등장할 것입니다.
그러나 기술 하나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발생 저감, 국제 협력, 정책 지원, 시민 참여, 생태계 복원 등 다층적인 전략이 함께 작동해야 합니다.
바다는 지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공간이며 모든 생명과 직결된 중요한 자원입니다. 지금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다음 세대가 마주할 바다의 모습이 달라질 것입니다.
해양 미세플라스틱 제거 기술의 발전은 곧 인류의 책임과 연결된 과제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