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사블랑카 북아프리카를 대표하는 이 국제 도시의 외곽, 바다와 사막 사이 어딘가에 자리한 작은 마을에선 매일같이 흙을 빚는 손길들로 분주합니다. 전기도 약하고 도로조차 닿지 않는 언덕 위에 놓인 이곳은 세상의 속도와는 다른 시간으로 흐르는 공간입니다. 이 마을의 중심엔 오직 여성들로 구성된 토기 제작 공동체가 있습니다. 그들은 불을 다루고, 물을 저장하고, 삶을 빚어내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작업은 단지 생계를 위한 수단이 아닌 공동체와 문화를 잇는 생존의 서사이기도 합니다. 이 여성 공동체는 1980년대 말 카사블랑카 중심부의 개발과 주변 농촌 이주의 여파로 삶의 기반을 잃은 여성들에 의해 자생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남성 가장의 실직과 도시 외곽으로의 강제 이주가 늘어나던 시기 많은 가정이 불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