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책을 펼치면 당연하게 마주하는 활자들 그러나 인쇄 기술이 대중화되기 전 사람들은 기록을 남기기 위해 먼저 나무에 글자를 새겼습니다. 한 자 한 자 정성스레 파낸 글자들이 나무판 위에 빼곡히 들어차고 그 판에 먹을 묻혀 종이에 찍어내는 방식 그것이 바로 전통 서각(木版印刷)의 세계입니다. 이 작업을 오롯이 해내는 사람이 바로 전통 서각 장인이며 그들은 시간을 조각하고 손끝으로 역사를 인쇄하는 사람들입니다.서각은 단순한 조각이 아닌 철저한 언어 해석과 문장의 흐름, 판면 구성 그리고 나무 결의 이해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가능한 작업입니다. 잘못 새기면 전체가 버려질 수 있기 때문에 오차를 용납하지 않는 집중력이 요구됩니다. 그렇기에 서각 장인은 한평생 수천수만 자의 글을 새기면서도 한순간의 오만함조차..